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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ISTER (저항하라)
<더 북: 성경이 된 사람들>로 한국 교계에 큰 울림을 주었던 광야아트센터가 종교개혁 시리즈 그 두 번째 작품 <저항: 찬송이 된 사람들>로 돌아왔습니다.
뮤지컬 <더 북: 성경이 된 사람들>은 관람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그 감동과 전율이 여전합니다. ‘성경이 된 사람들’이 줄줄 외우는 성경 읽는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어떻게 저 많은 구절을 다 외웠을까’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이 마구 솟아났던 기억이 선합니다.
그 감동이 여전해서일까요? 광야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4월 10일 개막한 이번 공연<저항: 찬송이 된 사람들>도 기대가 아주 큽니다.
<저항: 찬송이 된 사람들>은 18세기 프랑스 위그노들의 불굴의 신앙을 다룹니다. “‘예’를 요구하는 세상에서, 나는 평생 ‘아니요’라 말하겠습니다.” 1730년 프랑스 남부 태생, 열아홉 청춘의 마리 뒤랑은 악명 높은 콩스탕스 탑에 던져집니다. 죄목은 단 하나, 가톨릭으로의 개종을 거부한 *‘위그노’라는 것.
하루 세 번 배급되는 거친 빵 한 조각과 함께 달콤한 유혹이 찾아옵니다. “신앙을 버린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러면 당장 이 지옥을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마리는 차가운 감옥 바닥에 빵 대신 날카로운 돌을 들어 단 하나의 단어를 새깁니다. ‘REGISTER(저항하라).’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끔찍한 대학살 이후, 숨죽여 믿음을 지켜온 위그노들의 역사는 마리와 여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비로소 살아있는 노래가 됩니다. 추위와 굶주림, 악취와 질병이 일상이 된 비참한 감옥 안, 마른 빵 한 조각에 짐승처럼 서로를 할퀴어 대고, 사랑하는 이의 배교 소식에 가슴이 무너져 내릴 때마다 그녀들을 일으켜 준 것은 ‘시편 찬송’이었습니다.
뮤지컬 <저항: 찬송이 된 사람들>은 믿음과 자유의 맞교환을 거부하고, 극한의 환경이 빚어내는 비인간화에 맞서며, 허무와 절망에 함몰되기를 거절하고, 세상의 가치에 지배당하지 않으려 항거했던 한 여인이 일생을 바쳐 기록한 가장 뜨겁고도 숭고한 저항의 대서사시입니다.
주인공 ‘마리 뒤랑’은 가톨릭 개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19세의 나이에 꽁스탕스 탑에 갇혀 무려 38년을 인내한 실존 인물입니다. 극의 핵심은 그녀가 감옥 바닥에 새긴 단 한 마디 ‘RÉGISTER(프랑스 남부 방언: 저항하라)’에 담겨 있습니다.
이는 세상의 유혹에 대한 거부이자, 하나님을 향한 일편단심의 고백으로 포스터 메인 카피인 “하나님은 찬송을 받으시라, 모든 상황 속에서” 라는 문장은 그녀의 전 생애를 관통하는 신앙적 고백을 상징합니다.
뮤지컬 <저항: 찬송이 된 사람들>은 뮤지컬 <호프>로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한 오루피나 연출, <ABBA: 아바> 등에서 영감있는 넘버를 선보인 리카C 작곡 그리고 뮤지컬 <더 플레이>, 제8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수상자이자 광야의 시작점인 <루카스>를 쓴 김수경 작가가 의기투합한 결과물입니다. 광야아트센터 측은 “전작 <더 북>이 성경을 지키기 위한 사투였다면, <저항>은 그 말씀을 삶으로 증명해 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말씀을 삶으로 증명해 낸 한 여인의 숭고한 이야기가 이제 웅장한 찬송이 되어 우리의 영혼을 깨웁니다.
*위그노는 누구인가?
‘위그노’는 16세기 프랑스에서 발생한 개신교 신자(칼뱅주의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들은 가톨릭의 권위에 맞서 성경의 권위와 만인 사제주의를 강조하며 종교적 자유를 갈망했습니다. 초기에는 상공업 중심의 중산층(부르주아)에서 확산되었으나, 점차 유력 귀족 가문들이 합류하며 정치적 세력으로 성장했습니다.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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