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멈춘 미술 전시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입니다. 아트 컬렉티브 ‘teamLab(팀랩)’이 전개하는 ‘teamLab: Life’가 개막했다는 소식인데요. 팀랩은 국경을 넘어선 연대 속에 집단 창작의 방식으로 2001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으로,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영상을 구현하여 탐구하고 표현합니다. 이번 전시 역시 주제를 디지털적으로 구현하여 관람자가 개입하도록 했습니다. 작품속에서 보이는 반응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주제 속으로 융화되게 합니다.
물감의 질감과 붓의 터치가 캔버스에서 앙상블을 펼치는 기존의 미술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사각 프레임을 벗어나 관람객의 손길로 변화하는 아름다움과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보실 수 있는데요. 디지털 세계 속에 탄생한 동식물들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고,압도적인 스케일의 공간을 통해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됩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며 만나게 되는 벽과 바닥엔 온통 꽃잎이 있습니다. 순간 꽃잎들이 모여 나비, 개구리, 악어 등의 모습으로 작은 생태계를 이룹니다. 이 생태계 안에서도 약육강식의 법칙은 적용되며 상위 포식자는 단연 악어입니다. 하지만 악어조차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말죠. 자연의 최후 포식자가 인간이란 것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전시장 벽에 손을 대니 오색찬란한 꽃 무리가 피고 지고, 동물들이 행진하고, 집어삼킬 듯한 짙푸른 파도가 넘실댑니다.
그 어디에서도 캔버스는 보이지 않습니다. 발을 딛고 선 전시공간 자체가 캔버스가 됩니다. 사전에 만들어진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아닌 프로그래밍에 의한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반응하기에 재미를 더합니다.
‘Life’라는 주제에 맞게 강렬하고 압도적인 시각효과로 생명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대해 사색하게 합니다. 영상은 같은 장면이 두 번 연출되지 않기 때문에 단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우리의 인생을 그대로 은유하고 있습니다.
보는 순간 빠져드는 몰입감이 넘치는 전시를 통해 생명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권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