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예술이네! 창밖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바라볼 때면 “날씨가 예술이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말 그대로 날씨가 만든 예술작품입니다. 디뮤지엄은 2018년 5월 3일(목)부터 10월 28일(주일)까지 날씨의 다양한 요소를 사진, 영상, 사운드, 설치 작품을 통해 감각적으로 경험하면서 날씨에 대한 감수성을 확장하는 전시 <Weather :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를 개최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의 요소들-햇살, 눈, 비, 안개, 뇌우 등을 매개로 작업해 온 세계적인 아티스트 26명의 다양한 시선이 담긴 사진, 영상, 사운드, 설치 등 1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전시는 총 세 개의 챕터로 “날씨가 말을 걸다”, “날씨와 대화하다”, “날씨를 기억하다”로 크게 나뉘어 전개되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여섯 가지 이야기가 담긴 한 권의 수필집처럼 구성됐습니다. 이제 날씨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전시장은 몇 발자국 가지 않아 흰 벽으로 가로막혀 있습니다. 당황하지 말고 벽 틈을 살짝 밀어보세요. 벽이 회전문처럼 돌아가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크리스 프레이저(Chris Fraser, 1978~)의 <Revolving Doors(2015)> 작품입니다. 벽이 회전하며 외부에서 비추는 빛이 문틈을 통해 넓게, 때로는 좁게 들어오며 마치 하루 동안 뜨고 지는 해의 움직임을 보는 듯합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햇살 아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아날로그 카메라로 기록한 마크 보스윅(Mark Borthwick, 1962~). 사진으로 쓴 일기처럼 소소한 모습과 사진을 인화할 때 빛이 들어간 흔적까지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울리히 포글(Ulrich Vogl, 1973~)의 설치작품은 화분 두 개와 그 밑에 거울, 조그만 선풍기, 그리고 화분을 비추는 스탠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입니다. 멀찍이 떨어져 사물 뒤에 비추는 그림자를 보세요. 선풍기 바람은 마치 봄바람처럼, 틈을 벌려 놓은 거울들은 창틀처럼 보여 한적한 창가에 앉아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푸른 숲에 눈이 옵니다. 여름과 눈. 상반되는 이미진데 어떻게 공존하고 있을까요. 요시노리 미즈타니(Yoshinori Mizutani, 1987~)는 ‘유수리카’라는 날벌레들을 카메라 초점을 흐리게 만들어 마치 눈송이처럼 보이도록 촬영했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동화 속 공간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눈으로 날씨를 감상했다면 이제 나가 몸으로 날씨를 느껴볼 차례입니다. 투명한 커튼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습한 안개비가 가득합니다. 갑웍스(GABWORKS) 영상과 안개비를 통해 자신만의 촉각, 각자 느끼는 감정에 집중해보세요. 그 공간을 지나면 30m 정도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사운드 디렉터 홍초선과 라온 레코드가 채집한 빗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감아 보세요. 마지막 공간엔 이슈나 개인적인 사건들을 일기처럼 손글씨로 기록한 야리 실로마키(Jari Silomäki), 초현실주의적 장면을 연출하는 김강희, 알렉스 웹 & 레베카 노리스 웹(Alex Webb & Rebecca Norris Webb) 부부의 사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매일 날씨가 만든 예술 속에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info 일시 | 2018년 5월 3일(목) - 10월 28일(주일) 장소 | 디뮤지엄(서울시 용산구 독서당로29길 506, Replace 한남 F동) 티켓 | 성인 9천 원, 학생 5천 원, 어린이 3천 원 문의 | 070-5097-0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