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일칼럼

가벼운 사랑은 상처만 남는다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인기리에 종영되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약간 시니컬한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극중 진아(손예진)와 친구 동생인 준희(정해인)의 연상연하 커플의 예상되는 스토리 전개로 여러 우여곡절 끝에 결국 사랑이 이루어지는 지극히 평범한 장르에 드라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호평 받은 이유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우리들의 일상 속에 꿈꾸는 남녀 간의 따뜻하고 달달한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해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준희가 여자 친구 진아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봐주는 따뜻한 눈빛과 더불어 그 사랑을 부담 없이 예쁘게 받아주는 진아의 모습을 영상 속에 잘 담아냈습니다. 둘 사이에 평범한 레스토랑도, 화려한 해외여행도 없었고, 그들의 데이트 장소는 주로 직장과 동네 주변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평범한 사람들에게 있을 법한 연인간의 판타지를 적절히 잘 표현해 내어 대리만족 시켜줬던 드라마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사랑’은 가장 뜨거운 주제이며 삶의 관심사입니다. 가요나 드라마의 절반 이상의 주제가 사랑인 것은 모든 사람은 사랑받기 원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나 남녀 간의 달달한 사랑은 젊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누구나 꿈꾸고 갈망하는 감정입니다.

그런데 요즘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랑이란 말이 너무 흔해졌습니다. 후!! 불면 날아갈 것 같이 사랑이 너무 가벼워져 버렸습니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만나는 것도 쉽고, 이별은 더 쉽게 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만남과 이별이 잦다는 것은 그 만큼 사랑을 진지함으로 시작하기보다, 가벼워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랑은 희망을 주며 서로를 격려하며 사람을 살리는 것이 사랑의 본질입니다. 그런데 그 사랑의 결과가 오히려 관계를 파괴하고 가정을 망가뜨립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깊은 상처로 마무리 됩니다. 왜 그럴까요? 사랑이라는 판타지와 감정만을 중시하며 만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랑의 대부분이 나를 살리기보다, 오히려 나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무게감 있어야 하고, 진지해야 하며, 멀리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아도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사랑이 더욱 진지해지고 무게감 있는 사랑이 되려면 내 생명도 걸 수 있어야 합니다.

성경은 사랑의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희 듣는 자들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라(누가복음 6장 27절).”

이 말씀을 가만히 읽다 보면 인간의 본성으로는 도무지 하기 어려운 내 모든 자아를 억누르라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세상은 우리가 마땅히 사랑할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런데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이렇게 받아들입니다. 한마디로 ‘사랑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진지해져라.’ 그런데 우리는 조건과 감정만을 중시하며 나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결론은 상처입니다.

청년사역을 하다보면, 사랑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아픔을 겪고 있는 청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나아가사랑이라는 이유로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고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종종 목격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사랑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말씀을 하십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다시 말해 진지한 사랑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사랑이 너무 어렵습니다. 말씀을 다시 한 번 깊이 묵상해 보면 진지한 사랑의 전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너희 듣는 자들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어라(누가복음 6장 27절).”

‘너희 듣는 자들에게 내가 말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 듣는 자’라는 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예수님의 말씀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자!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순종하려는 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진지한 사랑을 내가 의지적으로 해서만 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듣는 자. 그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말씀의 은혜 안에서 누리는 자에게 부어지는 사랑입니다.

여러분 예수님의 베푸신 방식의 사랑은 이 세상에서 볼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사랑입니다. 말씀에 깊은관심을 가지고, 들리는 자들이 자기희생의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이 비로소 상처주지 않고 상처 받지 않는 진지한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무척 사랑하셔서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마저 보내 주셨으니 누구든지 그를 믿기만 하면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요한복음 3장 16절).”

예수님의 사랑방식은 가볍지 않은 사랑입니다. 상처받지 않는 사랑입니다 주님이 진지하고 상처받지 않는 사랑을 알려주셨습니다. 사랑 때문에 상처 받고 계십니까? ‘너희 듣는 자’ 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그 사랑은 진지합니다. 상처주지 않습니다. 일시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달달한 사랑을 시작하십시오. 그 상처 없는 사랑의 판타지를 누리십시오.


장준영 목사 (성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