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웃음 속에 숨겨진 시대의 비밀 “이 이상의 위대한 작품을 쓰지 못했다.” 자신이 쓴 작품을 두고, 세계 4대 시성(詩聖)이자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가 한 말입니다.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귀족 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사회의 어두운 그늘에서 불행한 삶을 이어가는 하층민의 모습을 ‘그윈플렌’이라는 비극적 인물을 통해 통렬하게 고발한 소설. 1869년에 출간된 ‘웃는 남자(L’Homme qui rit)’는 그렇게 위대한 작품이 되어 오래도록 전 세계의 서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후 2012년에 동명의 영화가 나왔고, 한국에서 뉴욕으로 가는 기내에서 이 영화를 본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원작을 뮤지컬로 만들어야겠다는 강렬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후 소설을 읽고 본격적인 극작을 시작했으며 <지킬 앤 하이드>, <마타하리> 등의 음악으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로 자리잡은 프랭크 와일드혼에게 작곡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쉼 없이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생생한 캐릭터에 빠져 영화를 세 번 연속으로 관람하고, 그 자리에서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를 기록해 6곡을 순식간에 만들어냈다는 후문입니다.
그렇게 <햄릿>, <몬테크리스토> 등 숱한 뮤지컬의 연출을 맡아 한국 관객을 만났던 로버트 요한슨과 프랭크 와일드혼, 작사가 잭 머피가 뮤지컬<마타하리>를 선보였던 뮤지컬 제작사 EMK와 의기투합해 <웃는 남자>를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2013년부터의 긴 제작기간, 175억이라는 거대 제작비만으로도 이미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배경은 17세기 영국입니다. 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적인 괴물로 만들어 귀족들의 놀잇감으로 팔던 인신 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기이하게 찢겨진 입을 갖게 된 어린 그윈플렌은 매서운 눈보라 속에 홀로 버려집니다. 살을 에는 추위 속을 헤매던 그윈플렌은 얼어 죽은 여자의 품에 안겨 젖을 물고 있는 아기 데아를 발견하고, 우연히 떠돌이 약장수 우르수스를 만나 도움을 청합니다. 우르루스는 평소 인간을 혐오하지만 두 아이를 거두기로 결심하고 그윈플렌의 기형적인 미소와 눈 먼 데아의 이야기를 이용해 유랑극단을 꾸리게 됩니다. 어느덧 성장한 그윈플렌은 기이한 미소 덕분에 유럽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광대가 되고 그의 공연을 본 앤 여왕의 이복동생 조시아나는 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됩니다. 생애 처음으로 귀족인 조시아나에게 구애를 받은 그윈플렌은 고혹적인 그녀의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고, 우르수스와 데아는 그런 그의 모습에 남몰래 가슴앓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그윈플렌은 ‘눈물의 성’이라는 악명 높은 고문소로 끌려가게 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그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간신히 평화를 찾았던 세 사람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데…. 뮤지컬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린의 여정을 따라 사회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탄탄한 서사는 이미 원작으로 검증되었지만 최첨단 무대 기술과 독창적인 무대 디자인, 서정적인 음악은 뮤지컬만이 선사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그윈플린 역에 박효신, 박강현, 수호가, 우르수스 역에 정성화, 양준모, 데아 역에는 민경아와 이수빈이 캐스팅되어 열연을 선보입니다.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 이와 같은 빅토르 위고의 통렬한 비판, 그리고 법과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은 이 작품의 주제이기도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한 질문입니다. “인류가 존재한 이래 부유한 자들은 늘 가지지 못한 사람을 착취해 왔으며 우리는 아직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는 로버트 요한슨 연출의 말처럼 말이죠.
info
일시 | 2018년 9월 4일(화) - 10월 28일(주일) 화 7시 / 수, 금 3시, 8시 / 목 8시 / 토, 공휴일 2시, 6시 30분 / 주일 3시 장소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출연 | 박효신, 박강현, 수호, 정성화, 양준모, 민경아, 이수빈, 신영숙, 정선아, 강태을, 조휘, 이상준, 이소유(이정화), 김나윤(김희원) 외 티켓 | R석 14-15만 원 / S석 12-13만 원 / A석 8-9만 원 / B석 6-7만 원 러닝타임 | 170분 (인터미션 20분) 제작 및 문의 | EMK뮤지컬컴퍼니 1577-6478
![[2018 웃는 남자].jpg](http://iwafl.com/data/cheditor4/1809/069abd9d3a93ac823ee09db312cbddc4_20180906144554_wqeymkv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