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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전쟁
전쟁에 끝이 있을까요? 저는 전쟁의 끝을 생각해보면 언듯 떠오르는 장면이 있습니다. 결렬했던 전쟁터와 대비되는 고요함? 여기저기서 가느다랗게 피어오르는 파르스름한 연기와 쓰러진 사람들 틈에 간간이 보이는 작은 뒤척임과 신음소리? 흩어진 전쟁 무기들의 잔해물. 그것들로 어지럽혀진 들판? 조금 후 등장하는 영웅들. 전쟁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 봅니다.
사실 우리 역사의 많은 부분이 전쟁사였습니다. 서양과 동양 가릴 것 없이 온통 치열한 싸움으로 기원전부터 오늘까지 외교와 전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온갖 무기를 개발하고, 사람을 동원하고 무서운 전략을 세우고….
치열한 그 시절이 지난 후에 그 전쟁의 기록을 보면 연구할 가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가슴이 뛰고 숨이 멎는 긴장의 묘미까지 일어날 수 있지만, 당시 당사자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었겠지요. 사실 우리가 겪는 전쟁이 꼭 역사적인 사건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바로 전쟁이기도 합니다.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을 대적하는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작게 보면 우리 몸 안에서도 나를 지키려는 우군의 세력이 있고, 틈틈이 그 사이의 틈새를 노리고 공격하고 있는 적의 계략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서로를 나누어 온 친한 친구가 깊은 병에 들었습니다. 어제 아내와 함께 그 친구의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병문안이었습니다. 병원에서도 더는 어떻게 도와줄 수 없기에 손을 놓은 것입니다. 더구나 그 친구는 아주 훌륭한 의사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치료를 위한 의사로서의 사회적 역할뿐 아니라 예방을 강조하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앞서가고 생각이 깊은 의사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그림과 한시 그리고 사진으로도 일가를 이루어 전시를 여러 번 가졌고 책도 펴냈습니다. 이런 세련된 친구에게 문병 간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말. 모든 부분에서 빼어난 사랑하는 내 친구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세상의 말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다음날 오전 <꿈이 있는 교회>의 하정완 목사님의 말씀을 예비해 주셨습니다.
나사렛예수!
나사렛은 예수님의 어릴 적 고향입니다. 오늘날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크리스천을 히브리어로 “노즈리(Notzi)”라고 부릅니다. ‘나사렛 사람’이란 뜻입니다. 우리에게 더 깊게 각인된 말이 있습니다.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는가?”
많은 사람이 도시 그것도 수도에 살면서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멸시당하는 빈민, 난민, 주류가 아닌 곁가지에서 삐져나왔다는 뉘앙스의 나사렛(넷쩨르)이라고 불릴 것이라는 예언(이사야 11장 1절)마저 감당하셨습니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전쟁터, 고등 엘리트 교육의 대표자 나다나엘이 빌립에게 반문하는 요한복음 1장 46절의 반문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는가?”는 정당합니다. 우리는 어떤 급박한 상황, 생과 사가 교차하는 위급하고 치열한 전쟁 상황에서도 잡을 것이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전할 말이 있는 사람입니다. 예수라는 귀한 이름입니다.
함철훈 교수 (몽골국제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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