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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3-11-28 (화) 14:26 조회 : 902
고난이 놓고 간 일곱 빛깔  무지개 선물

결혼 전에는 순풍에 돛단배처럼 순항하던 제 인생의 항해가 결혼 후 3차에 걸친 폭풍우로 고난의 시간이 연속되었습니다. 첫 번째 폭풍우는 불임의 고난이었습니다. 결혼 후 5년간 아기를 낳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기를 낳아줄 수 없는 아픔은 육신의 그 어떤 고통보다 더 아픈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폭풍우는 생명보다 사랑하는 아들과의 이별이었습니다. 아들을 하늘나라에 보낸 후 하루를 버틸 힘도 없어 극단적인 생각도 했습니다. 살 수가 없기에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오늘을』이라는 제가 쓴 책의 제목처럼 남편과 딸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오늘을 인내하고 살아내기로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는 아들 보내고 심한 가슴앓이로 급기야 위암 선고로 삶의 끈을 놓아야 하는 폭풍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친 수많은 고난의 폭풍우가 지난 후 우리 주님은 일곱 빛깔 무지개 선물을 제게 주셨습니다. 

첫째, 평안의 보따리를 선물 받았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고난의 폭풍우 이후 잔잔한 해변에서 주님이 저를 부르시며 건네주신 선물 보따리, 조심스레 풀어보니 아이로니컬하게도 그 안에는 마음속 큰 평안이 있었습니다. 우리네 삶은 자전거의 두 바퀴, 인생이 돌아가는 한 고난은 돌게 되어있다고 합니다. 저의 인생도 예외는 아니어서 아프고 힘든 일이 많지만, 그 안에서도 평안함을 느낍니다.

둘째, 상처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로 서게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연약해서 자기가 아팠던 딱 고만큼, 더도 덜도 아닌 딱 고만큼만 남을 품을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아픔이 있었기에, 상처받은 치유자의 모습이 조금은 보이는지 경영하고 있는 <북쌔즈 가족상담소>에는 지방에서도 내담자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셋째, 아파하는 내담자를 만날 때 “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새 한 마리 다시 나무 위에 올려줄 수 있다면 내 삶은 헛되지 않으리”라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구를 마음속에 품으며 일하고 있는데, 제가 경험한 고난은 내담자가 지금 지나고 있는 캄캄한 터널을 fellow traveler로서 함께 걸어줄 수 있게 하는 것 같습니다.

넷째, 고난을 통하여 제가 놓지 못한 세 개의 줄을 놓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첫 번째로 남편을 놓지 못했고, 두 번째로 나의 겸손을 자랑하는 교만이 있었고, 세 번째로 세상 학문을 더 사랑하고자 하는 지식적인 욕심이 있었습니다. 고난을 통하여 이러한 어리석은 행보를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남편을 사랑하되 하나님 위에 놓지 않게 되었고, 수많은 고난을 통하여 낮아지고 낮아져 그리스도 외에는 내 안에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상 학문은 초등학문임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고린도전서 13:장 11절)

다섯째,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 119:71)라는 말씀처럼 고난을 통해 주의 율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사어안락 생어우환(死於安樂 生於憂患)’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천재성으로 인하여 성균관 유생 시절부터 정조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던 화려한 궁중에서의 삶은 자기를 잃어버린 삶이었고, 18년간 강진 유배지에서의 삶은 자신을 도로 찾게 해준 삶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고백처럼 제 삶도 고난과 아픔을 통해 나 자신을 찾을 수 있었고, 비뚤어진 신앙의 모습을 바로 세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난과 아픔이 저를 살린 것 같습니다. 별을 보려면 어둠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여섯째, 고난은 도전 정신을 주었습니다. 56세에 박사과정에 입학, 60세에 졸업, 남들은 정년을 고민하는 60세에 교수 임용되어 13년 차 교수 사역 중입니다. 7학년 유튜버로서 <Dr. Duck 결혼예비학교>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7학년 때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여 HSK(중국어 수평능력고사) 4급을 간신히 패스했습니다.

일곱째, ‘잔잔한 바다는 노련한 사공을 만들지 못한다’는 말씀처럼 인생의 항해에서 수많은 풍랑을 헤쳐오면서 이전보다 조금은 노련한 사공이 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주님은 세찬 폭풍우로 저를 연단하셨습니다. 힘들고 지쳐 주님의 손을 놓으려 할 때도 주님은 저를 붙잡은 그 손을 절대 놓지 않으셨습니다. 하늘나라에 가서 아들을 만났을 때 부끄러운 어머니가 되지 않으려고, 그 녀석이 못다 한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해보려고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님의 일을 많이 하고 가야 아들을 기쁘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님은 수많은 연단을 통하여 훨씬 더 강한 믿음을 주시는 것 같습니다. 가장 귀한 축복인 ‘믿음의 축복’을 주시는 주님의 손길을 느낍니다. 새벽마다 주님께 부르짖으며 기도드립니다. “주님! 제 인생이 길든지 짧든지, 순하든지 풍파로 험하든지, 건강하든지 그렇지 못하든지, 가난하든지 부하든지, 주님의 기쁨이 되는 삶이 되게만 하옵소서.”



엄정희 교수

(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북쌔즈 가족상담소 소장, 유튜브 방송<Dr.Duck 결혼예비학교> 진행, 도서출판 북쌔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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