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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그리는 봄
그림은 어떤 재료를 사용하여, 어떤 곳에 그렸는지에 따라 결과물이 많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같은 재료를 사용하여 같은 곳에 그리더라도, 작가가 사용하는 기법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전시는 맨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핑거페인팅기법’으로 아주 핫(hot)한 일본 작가의 <아야코 록카쿠, 꿈꾸는 손>입니다.
아야코 록카쿠는 일본 작가로 맨손으로 그림에 순수함을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녀는 일본 치바현에서 여섯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뉴욕에서 폴 잭슨 폴록(추상표현주의 화가),사이 트웜블리(추상표현주의 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그래피티 예술가)의 작품을 보고 마치 잃었던 가족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손에 직접 물감을 묻혀 옮기는 일련의 작업 방법을 찾아내 세계적인 현대 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자회사 카이카이 키키(Kaikai kiki)에서 열린 아트페어에서 스카우트 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는 그녀의 작품이 16억 원에 팔리는 등 특히 MZ세대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아시아의 작은 거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녀는 손에 직접 페인트가 닿아야만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촉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특히 손이 표면에 닿을 때 생기는 마찰, 열기 등 손에 느껴지는 촉감을 통해 더 깊은 영감을 얻습니다. 이번 전시 <아야코 록카쿠, 꿈꾸는 손>에 소개된 작품 130점은 이렇게 그의 손이 직접 만지고 지나간 흔적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아야코 록카쿠가 일본에서 네덜란드로 떠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샌드아트 애니메이션이 먼저 상영됩니다. 인트로 섹션이 끝나면 첫 번째 섹션 <맨발의 작은 소녀>에서 작가가 그림을 시작할 무렵 도쿄의 공원에서 그렸던 초기작을 선보입니다. 2006년 제작된 <무제(Untitled)> 2점을 포함해 23점의 초기 원화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섹션 <꿈꾸는 손가락>에서는 ‘아야코 록카쿠’라고 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캔버스를 비롯해 골판지, 티셔츠, 비닐, 접시 등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소재를 사용해 만든 작품들, 26cm의 작은 크기부터 1.6m에 이르는 대형 작품까지 다양한 크기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 <더 넓은 세상으로> 섹션에서는 도쿄를 떠나 고흐와 렘브란트의 도시 암스테르담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 작가가 예술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작업했던 원화들이 소개됩니다.
이어지는 <나의 친구들> 섹션에는 ‘어바웃 어스(About Us)’ 작품들로 꾸며집니다. ‘어바웃 어스’는 작가가 도쿄의 음악 레이블 ‘콘트라리드(contrarede)’와 협업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의 제목입니다. 이 애니메이션 작품은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연결하는 소녀의 이야기로 작가의 자전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러닝타임 18분 분량의 영상도 미디어룸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 섹션 <봄의 시작>에는 2021-2022년 사이에 제작된 최근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CCOC 강욱 대표는 “아야코 록카쿠는 봄을 부르는 아티스트”라며 “스케치 없이 즉흥적으로, 꿈을 꾸는 듯한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세계를 담아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스러운 봄을 느끼게 해준다”라고 말합니다. 맨손으로 그리는 봄은 상상 이상으로 따뜻합니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전시<아야코 록카쿠, 꿈꾸는 손>입니다.
이기선 기자
INFO
일시 | 2023. 12. 2(토) - 2024. 3. 24(주일)
10:00 - 19:00 (입장마감 18시 10분)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티켓 | 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 6천 원, 어린이 1만 2천 원주최, 주관 | 주식회사 씨씨오씨
문의 | 02-837-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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