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주일칼럼

전도서의 저자인 솔로몬은 1장 9절에서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그의 노년에 가서 인간의 삶의 허무함을 깨닫고 젊은이들에게 이러한 격언을 남기게 됩니다. 솔로몬은 젊어서 부를 가졌고, 사회적인 지위도 왕이라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최고의 위치에 있었으며, 많은 자녀와 부인들 그리고 성공한 삶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런 그가 인생의 끝에 회의에 빠져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사실 솔로몬의 이러한 고백은 2천 년 전에는 없던 컴퓨터나 스마트폰 또는 자동차나 로봇 같은 물질적인 것을 언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제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가 있지는 않았을 겁니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질서 아래 정해진 삶의 모습에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항시 생각하며 겸손한 삶을 살라고 말하고자 이러한 글을 남깁니다.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살아가는 저는 종종 하늘을 바라보곤 합니다. 하늘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은 바쁘고 지치는 일상에서 활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하늘이라는 것이 참으로 재미난 모습입니다. 매번 다릅니다. 솔로몬이 말했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는 인간의 삶’과는 다르게 하늘 그 자체는 매번 새로운 모습과 형태를 보여주곤 합니다. 분명 인간은 이전 세대에도 있었던 방식으로 동일하게 살아갑니다. 마찬가지로 매일 변모하는 하늘을 바라보는 저도 동일한 생각을 가지곤 합니다. 매일 새롭고 새로워 인간의 삶의 유한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인간의 삶을 안타깝게 바라본 솔로몬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당부하고 또 당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기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해 봅니다. 솔로몬이야 인생의 노년에 가서야 깨달음을 얻고 젊은이들에게 이러한 글을 남겼다지만, 120세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의 모든 이들에게 인생의 허망함을 이야기하면 어떻게 반응할까요? 저만 하여도 새로운 기술과 접목되어 나타나는 새로운 것들은 매번 신기하고 재미있기 마련입니다. 단 1초가 멀다 하고 새로운 것들이 가득 쏟아지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5G 시대는 이제 더욱더 많은 새로운 것들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입니다. 2006-7년도에는 디지털카메라의 화소가 1천만을 넘기는 일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컬러 핸드폰은 생각도 못 했었지요. 이렇듯 물질적인 것들은 계속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고 또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5G 시대라고 말합니다. 로봇들이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 머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분명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삶의 변모가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우리는 모두 새로운 것을 강요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전기 자동차와 로봇이 없는 가정과 사람은 도태되는 것일까?” 걱정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들이 새로워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핸드폰도 새것을 구매하게 되고 전기자동차도 컴퓨터도 그리고 이전에 없던 로봇들도 그 모든 것이 새것이 됩니다. 새것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그것은 여전히 새것으로 유효하기에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새것들 가운데에는 놀랍게도 ‘나’라는 자아도 분명 존재합니다. 이전에 배우지 못했던 새로운 문명을 배운 나는 매일 달라지면서 매일 새로워지는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