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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흐른다
말씀이 흐른다
시편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오랫동안 찬송과 기도의 노래로 부른 150개의 노래 모음집입니다. 대부분 하나님을 향하고 있는 노래이기 때문에 우리가 시편을 기도집이라고 불러도 틀리지 않습니다. 시편은 다섯 권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1권은 41편까지, 2권은 72편까지, 3권은 89편까지, 4권은 106편까지, 5권은 150편까지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시편 90편에서 120편까지, 4권과 5권의 일부를 묵상하게 됩니다. 시편의 다섯 권 체제는 모세오경의 권위와 연결이 됩니다. 성문서, 곧 사람의 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편은 긴 시간을 지나며, 여러 작가에 의해 쓰인 문서입니다. 모세 시대로부터 강제 이주시대 말기까지 거의 천년에 이르는 긴 시간의 범위를 가진 책입니다. 이렇게 오래된 노래를 읽는 좋은 독법이 있다면 시편의 표제에 귀를 기울여 보는 것입니다. 시편을 읽을 때 이 표제를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표제어는 시편 이해의 맥락을 지정해주는 중요한 표지입니다. 그래서 표제어까지 포함해서 반드시 읽어야 합니다. 그 시가 실제 언제 지어졌고 누가 지었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일지라도 최종 본문인 시편에 실린 표제어를 통해 우리는 그 시를 의미 있게 읽어낼수 있습니다. 표제어까지 포함해 정경의 본문에 속한다는 사실도 기억해 둡시다.
시편을 읽을 때 우리는 1편과 2편의 의미를 자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1, 2편이 시편 전체의 서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 2편에는 표제가 따로 붙어있질 않습니다. 1, 2편이 전체 시편에 대한 표제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1편의 주제가 ‘율법’이라면, 2편의 주제는 ‘메시아’입니다. 율법을 사랑하여 주야로 묵상하는 사람은 복이 있는데 그의 잎사귀가 마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씀이 삶의 줄기를 통해 계속 흐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악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이 말라비틀어져 버릴 것입니다. 말씀이 자신의 일상에 흐르지 않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사랑하는 사람은 메시아의 영광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시편의 4권부터 출발하지만 다양한 시편의 상황들과 감정들 사이에서 언제나 1, 2편에서 제시하고 있는 율법과 메시아의 의미를 떠올려야 합니다. 선인과 악인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말씀과 영원히 다스리실 종말론적 의미의 메시아인 예수 그리스도의 의미를 되새겨야 합니다. 시편을 읽으며 우리는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이 시적인 언어일 뿐 아니라, 삶의 자리 한복판에서 발견되는 실재임을 분명히 배우게 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시편에서 살아있는 말씀과 우리의 구원자를 만나게 됩니다.
시편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살아낸 경험들로 이루어진 노래입니다. 어떤 역사의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건조한 기록 너머 그 현장을 살아냈던 어떤 이의 속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시편의 노래가 흐른다는 것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흐른다는 말입니다. 시편을 읽는 2024년의 우리와 시편이 적히던 당시의 시간과 공간은 물론 다르지만, 삶의 상황을 만나는 인간의 감각이 다를 수 없기에, 시편 읽기는 우리의 삶 속에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는 열린 통로가 될 것입니다.
이길승 ([사]WAFL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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