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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영화 <버킷리스트>는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영화 중 하나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의 포스터입니다. 주인공인 잭과 카터가 마주 보며 웃는 사진을 배경으로, 영문 포스터에는 한가운데에 “Find The Joy”라고 적혀 있는 반면 한글 포스터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아낌없이 즐겨라”라고 적혀 있습니다.
포스터의 문구는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요약한 것인데, 영문판과 한글판의 내용이 왜 이렇게 다를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말기 암 투병 중에 병원에서 의기투합하게 된 주인공 잭과 카터는 버킷 리스트를 만들고 그것을 실행하러 여행을 떠납니다.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이르렀을 때, 두 사람은 이집트인들이 죽어서 사후 세계에 들어갈 때 받게 된다고 믿는 두 가지 질문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나는 “살아있는 동안 기쁨을 누렸는가(Have you found joy in your life?)”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삶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었는가(Has your life brought joy to others?”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전까지 두 사람의 버킷 리스트는 스카이다이빙을 하거나 좋은 광경을 구경하는 등의 자신만의 기쁨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두 사람은 상대방이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쁨을 찾는 방법으로 버킷리스트를 실행하기 시작합니다. 한 사람은 아내와의 관계 그리고 한 사람은 딸과의 관계 속에서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초점 맞추어집니다.
심지어 잭은 결혼 생활 동안 다른 여자와 관계를 가져보지 못했다는 카터에게 나름대로 기쁨을 주려고 시도합니다. 그에게 기쁨을 준답시고 창녀를 소개함으로써 버킷 리스트에 적혀 있던 “최고의 미녀와 키스하기”를 실행하려고 해본 겁니다. 결국 그 계획은 실패합니다. 그러나 잭은 딸과의 화해 끝에 손녀(최고의 미녀)에게서 키스를 받음으로써, 엉뚱하게도 자기 자신이 그 버킷리스트를 이루게 됩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카터의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하면서, 잭은 버킷 리스트의 “모르는 사람 도와주기”라는 항목을 이루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잔잔히 끌어내고자 했던 메시지는 바로 여기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만의 기쁨을 찾으려던 주인공들이, 그들이 찾고 있던 기쁨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임을 발견한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의 영문 포스터 문구 “Find The Joy”가 영화의 전체적 메시지를 더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종종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 볼 때가 있었습니다. 그 리스트의 대부분이 저 혼자만을 위한 것, 제가 기쁨을 얻기 위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버킷 리스트 역시 한글 포스터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아낌없이 즐기는 것”이었나 봅니다. 이제 저의 버킷 리스트도 조금씩 변경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빌립보서 4장 4절)”라는 바울 사도의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제 자신이 주 안에서 기뻐하는 방법만을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부터 이 성경 말씀이 조금 다르게 읽혀집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함으로써 제가 기뻐하는, 그런 방법을 찾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최형구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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