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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주일칼럼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4-09-06 (금) 11:32 조회 : 690
Empathy through Peggy Guggenheim 1952



성경 안에서뿐 아니라 세상에서 회자되는 사건과 그 인물들을 나열해 볼 때 모세의 위치는 손가락에 꼽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애굽에서 종살이하는 히브리인으로 태어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애굽 황실 공주의 아들로 성장합니다. 그러던 모세가 한창 무르익은 나이 사십에 애굽의 왕자와 히브리인의 신분도 버리고 광야로 도망가게 됩니다. 그렇게 동족을 핍박하는 애굽 감독관을 죽인 살인자로의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한낱 양치기이고 도망자일 뿐입니다. 가족도 없이 처가에 몸을 의탁하며 다시 사십 년을 광야에서 지내며 모세의 나이 여든이 되었습니다. 그러한 양치기 모세 앞에 하나님이 당신의 존재를 드러내십니다.



“당신은 뉘시옵니까?” 모세가 묻습니다.

모세의 질문에서 당혹스러움과 하나님께 섭섭한 마음이 전해집니다. 풀어보면 하나님! 저의 시간 다 광야에서 허비해 버린 이제, 이게 무슨 뜻이십니까? 40년 전이면 몰라도 저는 다 끝났습니다. 더구나 40년이나 저를 광야에 버려두셨습니다. 이젠 모든 게 끝나버린 늙은이일 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대답이 놀랍습니다.

‘나는 하나님이다.’ 영어로 그 유명한 ‘I Am Who I Am’ -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너희 하나님 야훼다. 네 하나님이다. 한순간도 너를 떠난 적이 없는 나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네 곁에서 지금까지 참고 기다리고 있는 하나님이다. 나는 너를 만들었기에 네가 아는 너보다 내가 너를 더 잘 알 뿐 아니라 너를 사랑하는 네 하나님이다.



이 말씀으로 하나님의 진심을 깨닫게 된 모세는 바뀌기 시작합니다. 자기중심적으로 살아왔던 평범한 히브리 남자는 자유 의지로 하나님의 사람 모세가 되어 가며 위대한 일을 감당해 나갑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세의 일과 삶이 균형을 잡기 시작함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모세뿐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렇게 기준이 바뀐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한낱 패배 의식에 젖어 모든 꿈을 접어버린 한 인간을 민족을 넘어 손가락에 꼽히는 세상의 지도자 모세로 만드신 이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아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자기 옳은 대로, 자기 보기 좋은 대로 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을 자발적으로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21세기 오늘의 기준을 보기 위해 2024 베니스 비엔날레를 다녀왔습니다. 예술대학교의 교재를 만들어야 하는 담당자로서 예술의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예상대로 전시장과 초대받은 나라와 작가의 수만큼 그 기준이 다양합니다. 다원주의 사회를 체험할 수 있는 현란한 전선입니다. 말 그대로 포스트모더니즘의 아방가르드입니다. 기준이 무너진 사회에 나타나는 이러한 어지러운 현상은 갈수록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개인 모두가 자기 세상에서 주인임을 선언하는 전시들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이나 공통점은 찾을 수 없고, 각자 나름의 가치관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위적인 2024 베니스 비엔날레에 비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고전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이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이 ‘베니치아’에 30여 년을 살면서 수집한 작품들이고, 이 미술관은 그녀가 살면서 생을 마친 집입니다.



삶과 일의 균형을 잡게 된 모세와 2024년 오늘의 다양한 기준을 선언하고 있는 현대 작가들을 비교해 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기준을 따랐으며 현대 작가들은 모든 굴레에서 벗어나 자기의 기준을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이 둘을 염두에 두고 1952년 페기가 바라보았을 베니스의 풍광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사진의 제목을 ‘Empathy through Peggy Guggenheim 1952’로 붙였습니다. 이 역시 작가의 권한입니다. 건물 밖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슬로건이 붉은 네온사인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CHANGING

PLACE

CHANGING

TIME

CHANGING

THOUGHTS

CHANGING

FUTURE



함철훈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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