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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과 경청의 시간
시편 5권
시편을 모세 오경에 근거하여 다섯 권으로 분류하는 방식에 따르자면, 마지막 5권(107-150편)은 신명기와 연관됩니다. 신명기는 출애굽 2세대를 향한 모세의 설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율법을 다시 선포하면서 새롭게 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신명기라는 책의 이름에도 그런 반복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율법을 새롭게 듣는 것보다 정작 새로워져야 하는 것은 율법에 대한백성들의 존중과 순종의 태도일 것입니다.
율법의 반복이 핵심인 신명기의 맥락이, ‘반복’을 생명으로 하는 시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의미 있습니다. 시편은 찬송이고 예배와 일상의 자리에서 계속 되풀이하게 되는 노래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호는 시편 121편부터 시작합니다. 송영이 담긴 마지막 150편까지 잠잠히 묵상하면서, 율법을 주시는 하나님의 성품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존중과 순종의 태도에 대해 돌아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전도서
전도서는 인생의 허무함을 노래하는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이 최선을 다해 인생을 경험하고 바라본 결과가 ‘헛됨’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일에서, 쾌락에서, 부에서, 지혜에서, 권력에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았지만, 전도자의 결론은 ‘허무’였습니다. 전도서 안에는 이렇게 염세주의의 맥락이 자리합니다. 그런데 전도서가 정경의 하나임을 생각하면,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전도서는 시소와 같은 인생의 두 측면을 보여줍니다. 하나님 없이 사는 ‘해 아래’ 인생의 ‘바람을 잡으려는 것 같은’ 허무를 직면함과 동시에 ‘해 위에’ 하나님과 동행하는 인생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서 바라보게 합니다.
“내가 해 아래에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보았노라 보라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전도서 1장 14절).”
전도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도자의 메시지(1장 12절 - 12장 7절)는 지혜자라 할 수 있는 또 다른 화자의 언급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화자를 ‘액자화자’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전도자를 통해 삶의 현실에 공감할 수 있지만 인생의 의미에 대한 액자화자의 마지막 결론을 통해 허무의 현실 너머 또 다른 희망의 현재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다 들었으니 결론은 이것이다. 하나님을 두려운 마음으로 섬기고 그의 명령에 순종하라. 이것이 사람의 본분이다. 선하건 악하건 하나님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은밀한 것까지 다 심판하실 것이다(전도서12장 13-14절).”
전도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키는 것’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임을 알려줍니다. 해 아래 허무의 곤경 속에서, 해 위의 구원의 현실에 대해 들려주는 복음의 목소리라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현실로 우리를 초대하는 지혜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시간입니다.
이길승 ([사]WAFL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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