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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원스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5-04-14 (월) 12:09 조회 : 509
조용하고 강력한 음악의 힘



잔잔합니다. 남녀가 우연히 만나 운명처럼 눈빛을 주고받는데 우리가 알던 빛깔이나 온도의 사랑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히 사랑입니다. ‘음악’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음악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에게 전설처럼 각인된 영화 ‘원스(2007년, 존 카니 감독, 아일랜드)’는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이민자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의 시간을 조용하고도 담담히 그려냅니다. 특별한 영상미도, 극적인 장치도 없지만, 귓가에 깊은 잔향을 남기는 이 작품은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대표곡 ‘Falling Slowly’와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더블린의 거리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가이(Guy)’는 수리공으로 낮에는 가업을, 밤에는 길거리 공연을 합니다. 그는 사랑했던 연인과의 이별로 음악과 삶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체코 출신의 ‘걸(Girl)’이 그의 음악적 재능을 알아보고, 그가 음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은 음악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가까워지게 됩니다. 함께 음악 작업을 하며 관계가 깊어질수록 두 사람의 현실적인 상황은 복잡해지고… 이루어지기 힘든 사랑을 뒤로하고 그들은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지만, 음악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을 공유하게 됩니다. 이 간결하고도 서정적인 이야기가 생생한 라이브로 무대에 올라 완성된 작품이 뮤지컬 <원스>입니다.



이 작품은 2011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워크숍으로 첫선을 보였습니다. 연출가 존 티파니의 독창적인 연출과 일반적인 쇼뮤지컬의 공식에서 벗어난 특별한 무대 구성 그리고 완벽하게 라이브 연주로 편곡된 넘버들로 주목을 받았고, 이듬해 2012년 브로드웨이에 올라 ‘여태껏 무대에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답다(뉴욕타임즈)’, ‘심장이 멎는 듯하다.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다(허핑턴포스트)’ 등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영국 웨스트엔드로 진출한 이 작품은 US 투어, 호주, 캐나다, 한국, 일본 그리고 이 작품의 고향 더블린까지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공연되는 웰메이드 스테디셀러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풀 라이브 공연임에도 오케스트라나 밴드가 따로 없다는 점입니다. 그 대신 무대에 오른 배우들이 16종의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연기합니다. 배우들은 더블린 거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친근한 사람들처럼 등장하지만 곧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는 무브먼트로 극장 안 관객들의 감정을 강하게 터치합니다. 여기에 누구나 하나쯤 마음속에 품고 있을, 잊히지 않는 사랑 이야기와 귀에 익은 익숙한 아름다운 노래가 어우러져 이 작품만이 품고 있는 특별한 순간을 완성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4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초연되었습니다. 가수 윤도현과 당시 라이징 뮤지컬 스타였던 전미도, 박지연, 이창희 배우 등이 출연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원스>는 오디션에서부터 연습 과정이 다른 작품에 비할 수 없을 만큼 길기로 유명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주인공 걸을 제외한 전 출연진이 수준급 기타 연주 실력은 기본으로 1인당 적개는 1개, 많게는 6개의 악기를 연주하며, 완벽한 합주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음악 연습만 약 10개월이 걸리니 제작이 쉽지 않은 공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1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시즌의 오디션에는 초연 때의 500명을 넘어선 800명이나 되는 배우들이 지원하였다니 작품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더 뜨거워진 셈입니다. 이것이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뮤지컬 <원스>가 품고 있는 저력이자 ‘음악이 가진 힘’입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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