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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조
영화 ‘호조’의 포스터에는 “정의가 없는 사랑은 세상을 바꿀 수 없소”라고 한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과 “나라 꼴이 기가 막히니 나는 걸레가 되겠소”라는 손정도 목사님의 강렬한 다짐이 새겨져 있습니다. 일제의 치하에서 벗어나는 조국의 독립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저항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영화 ‘호조’는 ‘(사)손정도기념사업회’, ‘국가보훈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호조’가 협력하여 제작한 작품입니다. 특히 영화를 기획 감독한 ‘㈜권필름’의 권혁만 감독은 전 KBS 시사교양국 PD 출신으로 공영방송 최초로 손양원 목사님의 일대기를 제작하였고, 2014년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2016년 ‘일사각오’, 2022년 ‘머슴 바울’을 제작 발표했습니다.
1907년 대한제국, 비밀결사 신민회를 이끌던 안창호 선생과 시골 청년 손정도 목사는 군대해산으로 벌어진 남대문 전투 현장에서 처음으로 만납니다. 두 사람은 동지가 되지만, 안창호 선생은 망명길에 오르고 손정도 목사는 중국 선교사로 떠납니다.
1919년 상해, 안창호 선생은 내무총장으로, 손정도 목사는 임시의정원 의장으로 임시정부를 이끌게 됩니다. 항일단체를 조직하고 독립자금을 모으는 두 사람을 일본 경찰 이시이는 상해까지 추격해 옵니다. 두 사람은 임정의 분열과 노선 갈등을 뒤로한 채 독립운동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 떠납니다. ‘호조’(互助), 서로를 돕고 살리는 세상을 꿈꾸며 일제의 끈질긴 음모와 체포 등 숱한 역경을 이겨내는 감동적인 희망의 노래로 펼쳐집니다. 영화는 손정도 목사의 일대기를 뮤지컬 형식으로 그려냈습니다. 자칫 진지하고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나라 꼴이 기가 막히니 나는 걸레가 되겠소”라는 외침의 곡은 그의 삶과 사명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이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합니다. 또한 합창과 화려한 안무는 독립운동의 연대와 민족 화합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시각화 하며,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공동체적 가치를 관객들에게 역동적으로 전달합니다. 영화 ‘호조’는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데 머무르지 않습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 속에서 손정도 목사가 실천했던 정의와 화합의 가치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분열과 대립 그리고 정의의 부재라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정도 목사의 “호조 정신”, 서로 돕고 화합하는 이상은 이념의 대립과 분열을 넘어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 모두에게 절실한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독립운동은 어두운 곳에서 투쟁하는 독립운동가들의 저항입니다. 하지만 한발자국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분들은 투쟁가 이전에 ‘꿈꾸던 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싸우는 이유가 일제에 대한 증오를 넘어 한민족이 서로 도우며 함께 공존하는 공동체를 꿈꾸었기 때문입니다. 문화 대국을 꿈꾸었던 김구 선생도 동아시아평화론을 꿈꾸었던 안중근 선생도 투쟁을 넘은 이상을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손정도 목사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러기에 호조 정신에 근거한 이상촌이라는 새 세상을 꿈꾸고 실현하려고 했습니다.
어쩌면 그리스도인의 마음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땅에서 그리스도인의 몸부림은 어떤 특정 대상을 혐오하거나 투쟁하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온전히 임하는 그 이상을 꿈꾸며 실현하기 위한 몸부림이어야겠습니다. 깊은 절망의 늪에서도 조국의 독립과 새로운 세상 꿈꾸기를 멈추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의 노래처럼 현실의 깊은 어두움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누리고 노래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선의 목사 (가까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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