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랴
바빌로니아가 페르시아에 의해 멸망한 후 이스라엘은 성전을 재건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포로로 끌려갔던 이스라엘 백성 중 일부가 고향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합니다. 귀환 후 2년이 흐른 뒤 성전의 기초가 놓였지만 안팎의 여러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전 건축이 긴 시간 지체됩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스가랴가 등장합니다. 학개에 이어서 사역을 시작한 스가랴는 회복을 꿈꾸는 이스라엘을 격려하고 메시아 왕국을 예언합니다.
스가랴서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8장은 스가랴가 보게 된 여덟 가지 환상 그리고 당시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9-14장에서 예언자의 환상은 이제 먼 미래까지 확장됩니다. 전반부는 성전 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후반부는 성전 재건이 완성된 이후의 일, 메시아의 초림과 재림 등에 관한 일을 기록합니다. 포로의 귀환이 이루어졌지만, 아직 완전한 구원의 날은 오지 않았습니다. 성전은 재건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곤고한 상황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낙심한 백성들에게 스가랴는 미래의 소망을 제시합니다. 나귀를 타고 오시는 겸손한 왕의 모습은 스가랴에서 읽게 되는 메시아 왕국의 진실을 알게 합니다.
히브리서
기독교인들을 향한 가혹한 핍박의 시대, 다시 유대교로 회귀하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었습니다. 히브리서는 그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굳게 지켜야 할 이유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유대교에 대한 기독교의 우월함을 강조하면서 믿음을 굳게 지켜내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의 주제가 ‘그리스도의 탁월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히브리서는 믿는 도리의 사도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탁월함을 이야기하는 10장 18절까지를 전반부로, 예수를 믿는 사람들의 삶을 논하는 이후 13장까지의 내용을 후반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믿음의 선구자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입니다. 히브리서는 구약의 제사법을 언급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의미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신약 속의 레위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스가랴와 히브리서의 닮은 점이 있다면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 고통을 피할 수 없는 삶의 여정을 바탕에 두고 있는 책이라는 점입니다. 두 책 모두 힘든 삶의 여정을 지나고 있는 이 땅의 백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시며, 새롭게 하시길 원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는 책입니다. 스가랴가 보여주고 있는 메시아의 모습, 히브리서가 설명하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바라보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함께 그려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약의 예언서와 신약의 서신서 사이에는 시간과 공간의 거대한 간격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두 책에 공히 흐르고 있는 하나님 나라의 진실은 잘 맞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삶과 신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요롭게 해줍니다.
이길승 ([사]WAFL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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