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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계신 하나님
신학대학교 1학년 때 하나님의 속성을 배우고, 외우고, 시험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달달 외워서 그런지 하나님의 속성 몇 가지는 책 보지 않고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몇 가지 속성 중,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의 내용과 딱 맞는 하나님의 대표적 속성을 반추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무소부재(無所不在)”입니다. 이 우주 어떤 곳에도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곳은 없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은 동시에 모든 곳에 그분 자체의 전 인격체로 거하시는 겁니다. 자신이 창조한 모든 피조물과 함께 계시는 것이죠.
『나는 미술관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는 미술관에 계시는, 거기에도 계시는 하나님을 만난 이야기입니다. 더 자세히 말하면 미술관 속 작품을 통해서 말씀하시고 또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책의 저자가 미술 전공자가 아니라 의사라는 것입니다.
저자 ‘박정욱’은 조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전임 교수를 지냈습니다. 낙도 선교를 비롯한 그간의 봉사 활동을 인정받아 2021년 대한재활의학회 재활의학 봉사상을 수여 받았으며, CBS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해 낙도 선교의 시급성을 알리고 한국 교회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 <다니엘 기도회> 강사로 전한 그의 삶의 간증은 많은 이에게 은혜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의 의사 행보는 그야말로 선한 영향력을 끼침이 분명한데, 미술 작품에 관한 책이라니. 저자 박정욱 의사는 런던, 암스테르담, 바티칸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을 다니며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신앙의 메시지로서 명화를 만나게 됩니다. 배낭만 메고 각국의 미술관을 누비던 젊은 의학도에서 이제는 삶으로 선교하는 의사가 되기까지, 오랜 시간 그림 속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손길과 은혜를 진솔하게 나눈 이야기가 바로 『나는 미술관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가 된 것이죠.
베데스다 연못가의 38년 된 병자를 고쳐주신 예수님, 복음을 선포하는 바울, 용감하게 아하수에로에게 나아가는 에스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러 달려가는 베드로와 요한 등 서양화에 담긴 성경의 알레고리를 하나씩 발견하며, 영화나 뮤지컬 관람보다 더 재밌고 두근거리는 일이었던 성화 관람의 기록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나는 미술관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는 마치 저자와 함께 미술관에 갔는데, 저자가 도슨트가 되어 그 미술관의 작품에 대해 나에게만 신나게 이야기해 주는 황홀함을 받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을 통해 하나님이 내게도 말을 걸어오는 것이지요.
전공자 못지않은 미술에 관한 지식과 애정을 바탕으로, 의사의 전문성과 세밀한 그리스도인의 감성이 어우러진 풍성한 안내서입니다. 반 고흐,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등 거장들이 표현한 명화의 의도를 상상하는 동시에 저자의 깊은 이해와 묵상을 통해 만나는 하나님.
색채와 형태로 전해지는 하나님의 메시지. “무소부재(無所不在)” 하신 하나님이 나에게도 말을 걸어오는 그 뜻밖의 기쁨을 함께 나눠보시죠. 책『나는 미술관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입니다.
이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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